현생(2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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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?
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? 이 말만큼 무책임하고 비겁한 말도 드물다. 스스로는 아무런 아이디어도 내지 못하면서, 마치 무언가 큰 문제를 짚은 양 권위 있는 척할 수 있는 아주 편리한 문장. 직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는 용기는 없고, 그렇다고 공감이나 존중이 있는 것도 아니다. 그냥 ‘내가 불편하니 네가 이상한 거겠지’ 하는 태도, 그 얄팍한 심리를 가리기 위한 말장난일 뿐이다. 회의석상에서, 기획안 피드백에서, 업무 논의에서 이 말이 툭 튀어나오면 순간 공기가 싸해진다. 왜냐하면 누구도 그 말에 대해 반박할 수 없기 때문이다. 정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반박도 불가능하다. 그냥 상대방은 애매한 불쾌감을 껴안고 다시 ‘뭘 잘못했을까’를 추측하는 쪽으로 몰린다. 이건 논의가 아니다. 권력의 행위고, 업무..
2025.03.26 -
이렇게 해도 쓰는데 지장 없잖아요?
기획 업무를 하다 보면 참 자주 듣는 말입니다.사업자는 사업자의 시각에서, 개발자는 개발자의 시각에서 사고하고 말합니다. 결국, 기획자는 이들의 언어를 중간에서 번역하여 서로가 원활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.개발자들 중에는 사업적 관점이나 기획 의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, 개발적인 논리로 기획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. 특히, "효율성"을 이유로 디자인 요소를 무시하는 경우도 많은데, 이럴 때 기획자로서 개발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.서비스를 사람에 비유해 보겠습니다.개발(기능)은 사람의 뼈대, 근육, 오장육부입니다. 굉장히 중요한 요소죠. 이것이 없으면 사람으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. 반면, UI(디자인)는 사람의 외모와 같습니다. UI가 조금 부..
2025.03.12